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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복지사와 코로나19

우리 예술문화인들은 어찌 살아가야 할까요?



                                                                                          순향 한국예술문화복지사 대전지회장

    

코로나19 사태가 지속 되면서 예술문화복지사들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이 있듯 1년 중 가장 바빠야 할 한 철인 예술문화복지사들은 고운 봄날을 맞아 하루하루 무대(강단)에서 열정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이 믿기지 않네요.

 처음에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믿었기에 그저 견디면 되는 줄 알았지만, 코로나19는 우리 곁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한 달을 넘어서더니 벌써 두 달, 아니 석 달이 다 가도록 무대(강단)에 설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망부석이 된 듯 하염없이 그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답니다.

  학생들과 만남을 위해 정성껏 마련한 노란색 노래강의 봄 교재가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며 슬퍼하고 있답니다. 작년보다 더 향기로운 노래 교실 강의를 꿈꾸었지만, 현실은 텅빈 강의실만을 바라봐야 하는 초라한 처지로 변해, 많은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보고 싶다라는 그리움을 전하더니, 이제는 선생님, 그렇게 쉬어서 어떻게 해요라는 경제적인 면을 걱정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답니다. 저 또한 이 길을 걸어온지 11년째가 넘어서고 있지만, ‘통장 잔고 제로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희망으로 전진하고, 꿈을 이루고, 제자 아닌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꽁꽁 묶어버렸답니다. 내가 힘들고, 다들 너무 어렵기에 점차 지쳐가고 있습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우리 예술문화인들은 어찌 살아가야 할까요?

무료함과 허망함, 그리고 우울함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요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집안 살림뿐이었습니다. 전업주부로 돌아가서 삼시 세끼 상차림을 걱정하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손뜨개질을 하거나,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냉장고털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잠도 실컷 자두려고 했지만, 결국 무대와 강단을 그리워하다 못해 이제는 잘할 수 있으려나 하는 자괴감이 생깁니다. 다시 주부로 변신한 나는 쉬는 것이 아니라 더 거친 손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문술문화복지사들은 오랜 기다림과 어려워진 현실 속에서 노래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기 위해 노래 듣기, 신곡 배우기 등으로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떠나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느낌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또다시 2주 연장된 시점에서 그동안 대전지역을 비롯해 충남 지역으로는 세종, 보은, 금산,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 등에서 예술문화복지사로서 함께한 어르신들 만남을 기다리며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예술문화복지사로서 많은 분을 찾아 희망과 사랑, 꿈을 나누었는데, 도리어 배고픈 현실, 목마른 현실 때문에 우리가 너무 아픈 환자가 되었습니다. ‘지금 배 주림을 달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라는 말처럼 아픔을 잘 이겨내자고 스스로 토닥거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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